대기업 임원으로 성공한 사람과, 사업가로 성공한 사람의 차이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성공하신 분도,
작더라도 자기 사업으로 성공하신 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충분히 존경받아 마땅한 분들입니다.

이 글은 누가 더 위대하다고 말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제가 20년 넘게 사업을 하며 수많은 선배님들과 사업가분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 **‘성향의 차이’**를 적어본 이야기입니다.

모두 존경스러운 분들이지만,
그분들에게는 분명히 서로 다른 결이 존재했습니다.


1. 복장에서 드러나는 차이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성공하신 분들은
대부분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수트 차림을 즐기셨습니다.
특히 구두는 군인이 휴가 나올 때 닦아 둔 워커처럼
유난히 반짝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자기 사업으로 성공한 분들은
정장을 입을 때도 있지만,
청바지에 티셔츠 같은 캐주얼한 복장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정장을 입든 캐주얼을 입든 신발은 대부분 운동화였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작든 크든 CEO는 격식을 차릴 일보다는
이리저리 직접 움직여야 할 일이 훨씬 많고,
그래서 무엇보다 편의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2. 말투에서 느껴지는 결

대기업 임원 출신 분들의 말투는
대체로 어휘가 정제되어 있고, 다소 고급스럽거나 어려운 표현이 많아
마치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느낌을 줄 때가 있습니다.

반면, 자기 사업으로 성공한 분들의 이야기는
아무리 철학적인 주제라 해도
대부분 자신의 실제 경험과 함께 풀어내는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훨씬 쉽고 직관적으로 와닿는 말투를 느끼게 됩니다.


3. 사람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

대기업 임원 출신 분들의 인간관계는
조직 문화의 영향인지
상하관계와 예의, 격식을 비교적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반면, 사업으로 성공한 분들은
자기 조직 안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대외적으로는 ‘어른 대접’을 당연하게 기대하는 분위기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마도 이분들은
견고한 대기업 조직에서 출발한 사람이 아니라,
‘나 혼자’에서 시작해 10명, 100명으로 조직을 키워온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하다가 독립해 창업한 분들 중에는
대기업식 조직문화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4. 모임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

대기업 임원 출신 분들의 모임은
대체로 목적이 분명했습니다.
비즈니스 논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남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사업가로 성공한 분들은
관계 형성 자체, 공감대, 그리고 ‘만남 그 자체’를 즐기는 경우가 많았고,
모임의 분위기 역시 비교적 자유롭고 편안한 편이었습니다.


5. 골프를 대하는 자세

대기업 임원 분들은
“골프는 반드시 잘 쳐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에게도
“골프를 시작했으면 열심히 연습해서
윗사람과 쳤을 때 민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주셨습니다.

반면, 사업가로 성공하신 분들 역시
골프를 잘 치고 싶어 하는 욕심은 있었지만,
그 목적이 접대나 관계 유지를 위한 수단이기보다는
자기 만족과 개인적인 목표에 가까운 경우
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느낀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누가 봐도 높은 위치에 있는
대기업 임원 출신의 분들이
순수하게 자기 힘으로 사업을 일궈낸 사장을 바라볼 때,
말은 하지 않아도
마음속에 작은 존경심이 스치는 듯한 순간들을
여러 번 목격했다는 점입니다.


대기업 임원으로 성공한 삶도,
작더라도 스스로 사업을 일궈 성공한 삶도
결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값진 인생입니다.

다만,
같은 ‘성공’이라는 단어 아래에서도
걸어온 길이 다르면, 삶의 색깔과 태도 또한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