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이런 고민 한번 해보셨나요? 나의 인생, 인성, 타고난 운명, 그리고 성품 같은 것들 말입니다.
이런 것들은 도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져 왔고, 지금은 어떻게 형성되고 있으며, 결국 어떤 결과물로 굳어지게 될까요?
한 사람의 인생이 완성되는 과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많은 분들이 착각하곤 합니다. 지금 나의 성격이나 성품, 그리고 현재의 내 인생은 모두 내가 스스로 선택해서 만들었다고 말이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그 성격, 그 성품, 그 인생. 정말 당신이 하나하나 깊게 고민하고 결정한 결과가 맞나요?
아마 아닐 겁니다. 만약 그 모든 것이 온전히 나의 선택이었다면, 우리는 지금 가진 것보다 훨씬 더 나은 모습을 선택했겠지요. 지금보다 더 관대하고, 더 여유로우며, 훨씬 더 품위 있는 삶을 고르지 않았을까요?
그렇다면 내가 의도하지 않은 내 모습들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저는 당신이 만났던 그 모든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당신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태어났을 때 우리는 그저 뭉쳐진 흙덩이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타인이 당신이라는 흙덩이를 조금씩 만지고, 꾹꾹 누르고, 문지르며 변화시켰고, 그 손길들이 모여 지금의 당신이 되었을 겁니다.

이 말은 즉, 나를 누르고 만지고 문지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내 인생은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저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저는 밤마다 친구들과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소위 문제아였습니다. 공부와는 담을 쌓았고, 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던 시기였죠.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와도 미래에 대한 계획 하나 없이, 어찌 보면 세상에서 가장 마음 편한 고3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술자리에서 한 형을 알게 되었습니다. 180cm가 훌쩍 넘는 키에 하얀색 롱패딩을 입고 있어 마치 모델 같았는데, 알고 보니 홍익대학교에 다니는 대학생이었습니다.
19년 인생 동안 제가 봤던 남자 중 가장 멋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에게서 ‘후광’이 비친다는 걸 그때 처음 경험했으니까요. 철없는 고등학생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들려주던 대학생의 삶, 그가 말하는 모든 이야기는 제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인생 이야기였습니다.
그 만남 한 번으로 제 인생의 궤도가 바뀌었습니다. ‘나도 저 선배처럼 멋있는 대학생이 되고 싶다…’
그 생각 하나로 한 달도 남지 않은 수능은 접어두고 바로 재수학원을 등록했습니다. 태어나서 무언가에 가장 열심히 매달렸던, 제 인생의 새로운 챕터가 만들어진 순간이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비슷한 인생들끼리 모여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원래 비슷해서 모인 걸까요, 아니면 모이다 보니 비슷해진 걸까요? 순서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내 주위에서 나를 만지는 사람이 나를 조금씩 완성해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인생은 ‘어떤 사람을 곁에 두느냐’가 너무나 중요한 것입니다.
지금 당신이라는 흙덩이를 만지고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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