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을 각오로 말하는 흙 수저의 장점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정말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하나 있습니다. 뭘까요? 맞습니다. 바로 돈입니다. 너무 속물적인 거 아니냐, 뻔한 이야기를 왜 하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당연한 이야기를 서두에 꺼내는 이유는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느니 하는 뜬구름 잡는 소리는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일단 쿨하게 인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돈이 세상의 전부는 아닐지 몰라도, 행복을 결정짓는 5가지 요소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중 한 자리는 무조건 돈이 차지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자, 그럼 조금 더 깊게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돈.

이 녀석이 우리 행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인데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생각해 보려 합니다.

돈만 있으면 무조건 행복할까요? 돈이 있으면 그 행복이 영원히 유지될까요? 아닙니다. 여기서부터 진짜 중요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지금 지갑에 현금이 좀 있으신가요? 통장에 잔고는 넉넉하신가요?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래서 지금 행복하십니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지갑도 두둑하고 통장도 빵빵한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요? 그건 당신이 가진 돈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일 겁니다. 그럼 도대체 얼마가 있어야 행복할까요? 100억? 아니면 1000억? 장담하는데 그 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해지는 건 아닙니다. 안 믿기시나요?

제가 100억을 가지고 있어도 불행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당신은 어제까지 100억짜리 빌딩 10채를 가진 1000억 자산가였습니다. 그런데 간밤에 사업이 망해서 빌딩 9개를 날리고 딱 1채, 100억만 남았다고 칩시다. 당신은 여전히 100억 부자니까 행복할까요? 절대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럴 수가 없죠. 아니, 그 상황이라면 아마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감을 느낄 겁니다.

반대로 지금 재산이 0원이라면 무조건 불행할까요? 재산이 0원이어도 세상 다 가진 듯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겠습니다. 당신은 어제까지 10명의 빚쟁이에게 시달리는 10억 빚쟁이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빚을 모두 갚고 빚이 0원이 되었습니다. 기분이 어떨까요? 아마 날아갈 듯이 행복할 겁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실제로 저도 중학교 2학년 때 집안이 기울어 빚에 시달렸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께서 3000만 원 빚을 다 갚았다며 기뻐서 눈물을 훔치시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재산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단지 빚을 청산해서 0원이 됐을 뿐인데 엄청난 행복을 느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결국 돈 그 자체는 행복을 주지 않습니다.

행복을 주는 돈은 어제보다 오늘 더 늘어날 때입니다. 저는 이것을 돈의 가속도라고 부릅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돈은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돈이며, 가장 불행한 돈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돈입니다. 돈이 늘지도 줄지도 않고 정체되어 있으면, 오히려 지루하거나 불행하다고 느낍니다. 가속도가 0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 내가 얼마를 쥐고 있는지는 내 행복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돈과 행복의 관계는 과거에 얼마였고, 지금 얼마이며, 내일 얼마가 될 것인지 그 흐름이 결정합니다.

만약 내가 엄청난 금수저로 태어났다고 칩시다. 태어나 보니 내 명의로 1000억이 있습니다. 이미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그 1000억은 내 행복에 큰 자극을 주지 못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100평짜리 집에 살던 아이는 그게 얼마나 큰 혜택인지 모릅니다. 시간이 지나고 남들과 비교하게 되면서 내가 부자구나 하고 상대적인 만족감 정도는 느낄 수 있겠지만, 그게 1000억어치의 행복감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그 재산을 2000억, 1조로 불려 나간다면 모를까. 오히려 1000억이 500억으로 줄거나 탕진해 버린다면 남들이 보기엔 여전히 부자일지라도 본인은 끔찍한 불행을 겪게 됩니다.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재벌이나 부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뉴스를 보면 대부분 이런 상실감 때문일 것입니다.

반면 만약 흙수저로 태어났다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반지하 단칸방에서 시작했다면 그 아이는 세상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사는 줄 알 겁니다. 가진 게 없으니 잃을 것도 별로 없습니다. 잃을 게 없으니 지금보다 재산이 줄어들어 불행해질 확률도 낮습니다. 하지만 내가 무슨 일을 시작한다면 내가 가진 돈은 어제보다 늘어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열심히 살거나 좋은 기회를 잡아서 재산이 조금이라도 불어난다면 그 모든 과정이 작게나마 확실한 행복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다 혹시라도 유니콘 기업이라도 일궈낸다면? 그때 느끼는 성취감과 행복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할 것입니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과거가 불행했고 현재가 힘들다면 내일은 평범하거나 행복하거나 둘 중 하나라는 사실. 그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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