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차로 모퉁이에 있는 카페에서 약속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어 그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거기 카페 건너편에 제가 있어요. 건너오세요~”
“네? 건너편이면 어느 방향인가요?”
“아, 건너편에 있다니까요! 그냥 건너오시면 돼요~”
(당황) “아, 네… 그럼 혹시 농협이 있는 쪽인가요?”
“아니요! 그냥 그 카페 반대편이라니까요! 반대편!!”
“아하하… 네, 알겠습니다. 혹시 남쪽인가요?”
알고 보니 그분은 제 짐작과는 전혀 다른 위치에 서 계셨습니다. 마치 스무고개 하듯 질문을 던져서야 겨우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죠.
그분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법’을 전혀 모르는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크게 당황하거나 화가 나지는 않았습니다. 어릴 적 형에게 배운 것이 있었거든요.
제가 처음 운전면허를 땄을 때, 형이 도로주행 연수를 시켜주었습니다. 보통 운전을 가르쳐주다가 부부도 이혼 도장을 찍는다는데, 형은 단 한 번도 제게 화를 낸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몸이 앞으로 쏠려도,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해도, 형은 단 한 번도 언성을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는 그런 형이 너무 신기해서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형은 자신이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깨달은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학생이 ‘무엇을 모르는지’, ‘왜 모르는지’를 이해해 내는 것이 가르치는 사람의 진짜 지능이야.”
저는 그 설명을 들으며 ‘모르는 사람’의 답답함이 아니라, 그 ‘모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을 먼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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