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배려심

  • 생각지도 못한 센스는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직장 생활을 할 때의 일입니다.

    10시 출근 시간이 다 되어 회사로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임 대리가 회사 입구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고, 우리는 짧게 눈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저도 지각을 면하기 위해 달리다시피 입구에 도착해 하나뿐인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는데, 문이 곧바로 열렸습니다.

    순간 고개가 갸우뚱해졌습니다.
    ‘어? 방금 임 대리가 타고 올라갔는데, 그사이 내려온 사람도 없이 어떻게 엘리베이터가 벌써 1층에 있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나중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 대리에게 슬쩍 물어보았습니다.
    설마 했는데,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임 대리가 멀리서 뛰어오는 저를 발견하고는, 본인이 7층에서 내리면서 제가 바로 탈 수 있도록 1층 버튼을 다시 눌러준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임 대리의 탁월한 센스에 깊이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도대체 저런 센스는 어떻게 나오는 걸까?’

    사실 답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평소 임 대리는 유독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었고, 그의 돋보이는 센스는 타인을 진심으로 위하고 생각할 때 우러나오는 아주 자연스러운 행동일 뿐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센스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 상대방의 모름을 이해하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의 지능이다

    교차로 모퉁이에 있는 카페에서 약속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어 그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거기 카페 건너편에 제가 있어요. 건너오세요~”

    “네? 건너편이면 어느 방향인가요?”

    “아, 건너편에 있다니까요! 그냥 건너오시면 돼요~”

    (당황) “아, 네… 그럼 혹시 농협이 있는 쪽인가요?”

    “아니요! 그냥 그 카페 반대편이라니까요! 반대편!!”

    “아하하… 네, 알겠습니다. 혹시 남쪽인가요?”

    알고 보니 그분은 제 짐작과는 전혀 다른 위치에 서 계셨습니다. 마치 스무고개 하듯 질문을 던져서야 겨우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죠.

    그분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법’을 전혀 모르는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크게 당황하거나 화가 나지는 않았습니다. 어릴 적 형에게 배운 것이 있었거든요.

    제가 처음 운전면허를 땄을 때, 형이 도로주행 연수를 시켜주었습니다. 보통 운전을 가르쳐주다가 부부도 이혼 도장을 찍는다는데, 형은 단 한 번도 제게 화를 낸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몸이 앞으로 쏠려도,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선을 변경해도, 형은 단 한 번도 언성을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는 그런 형이 너무 신기해서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형은 자신이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깨달은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학생이 ‘무엇을 모르는지’, ‘왜 모르는지’를 이해해 내는 것이 가르치는 사람의 진짜 지능이야.”

    저는 그 설명을 들으며 ‘모르는 사람’의 답답함이 아니라, 그 ‘모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을 먼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 내가 존경하는 친구 이런 사람이었다

    대학 시절, 제가 참 존경하는 친구가 한 명 있었습니다. 친구라고는 하지만 사실 저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이었죠.

    제가 그 친구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된 이유는 그가 가진 독특한 대화 습관 때문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가 신나게 떠들다가 명백히 틀린 이야기를 해도 절대 말을 중간에 끊는 법이 없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듣다가 아니다 싶으면 아, 형. 그게 아니고 그거래… 하면서 말을 자르고 치고 들어오기 마련인데 말이죠.

    하지만 그 친구는 제가 틀린 정보를 가지고 끝까지 이야기를 마칠 때까지, 답답하지도 않은지 묵묵히 들어줍니다. 제 입에서 서술어가 나오고 문장이 끝나고, 심지어 그 뒤에 한 박자를 더 쉬고 나서야 비로소 입을 뗍니다. 형, 그런데 그건 결국 이렇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때는 틀린 이야기를 끝까지 침 튀기며 말한 제 자신이 민망해질 정도였지만 동시에 끝까지 들어주는 그의 인내심에 절로 존경심이 생기더군요.

    두 번째로, 저에게 정보를 줄 때는 절대 가르치려 들지 않았습니다. 분명한 팩트를 전달할 때조차 이거 아닐까요? 라며 마치 제 의견을 묻는 것처럼 정보를 건넸습니다.

    하물며 명백한 정답이 있는 수학 계산이 틀렸을 때도 형 틀렸어. 다시 해봐가 아니라 형, 그 계산은 이렇게 되는 거 아닌가요? 라며… 이게 나한테 알려주는 건지, 나한테 물어보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애매하게 말해줍니다.

    그 친구의 물어보듯 알려주는 말하기 습관은 언제나 못난 형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게 지켜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