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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에게나 배울건 넘쳐난다.

    이 그림에서 잘못된 것은?

    며칠 전에 입사한 신입사원과 외근을 가는 중이었습니다. 나이가 어리다 보니 사실 모르는 것도 많고 가르쳐 주어야 할 게 많은 친구였습니다.

    운전을 하던 이 친구가 앞서가는 이사 차량을 보더니 대뜸 이렇게 말하며 혀를 찼습니다.

    “아이고, 쯧쯧.”

    궁금해진 제가 물었습니다.

    “왜 그래요?”

    “저 앞차에 실외기 있잖아요. 저렇게 실으면 안 되거든요.”

    알고 보니 이 친구는 대학을 다닐 때 에어컨 설치 기사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실외기를 거꾸로 실으면 가스가 모두 빠져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야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신입사원은 조금 조심스럽게 대답했습니다.

    “대표님은 직원들과 대화가 조금 부족하신 것 같습니다. 회의도 좀 적은 것 같고요.”

    아차 싶었습니다. 사실 요즘 너무 바쁘게 지내느라 회사 식구들과 여유롭게 티타임을 가져본 지도 꽤 오래된 터라, 그 말에 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 반성하고 느껴지는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어린 친구에게서 또 하나를 배워갑니다.

  • 조언을 할 수 있는 자격

    (취미로 그린 오드리 햅번 2014년 겨울)

    자문은 반드시 열등한 사람이 우월한 사람에게 구하는 것인가?

    학창 시절 미술 학도였던 나는 미대 입시를 위해 매일 학원에서 석고 소묘를 했다.

    그림 경력이 꽤 있어서 학원 내에서도 잘 그린다는 소리를 듣던 때였는데, 하루는 한 후배가 조심스레 나에게 말을 건넸다.

    “형, 이 줄리앙 눈 형태가 좀 틀린 것 같은데요? 좌우 대칭이…”

    기분이 나빴다. 나보다 그림 경력도 짧고 자기 또래와 비교해도 그다지 잘 그리지 못하는 아이가, 내 그림의 형태가 틀린 것 같다고 지적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 후배의 이야기를 가볍게 무시하고 그림을 완성했다.

    완성한 그림을 넣어두고 시간이 흘러 다시 그 그림을 꺼내어 보았는데, 줄리앙의 눈이 삐뚤어져 있는 것이다.

    ‘분명 그때는 틀리지 않았는데, 왜 지금은 틀린 게 보이는 거지? 그럼 그 후배의 말이 맞았던 거잖아.’

    그림을 그리다 보면, 그리는 사람은 자기 그림에 푹 빠져들게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기 그림의 형태가 틀렸는지, 명암이 너무 어두운지 스스로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리는 도중 가끔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자기 그림을 온전히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럴 때 누군가의 의견을 들어보면 생각지도 못한 원인을 찾기도 한다. 그런 조언을 구하는 대상이 반드시 자신보다 우월하거나 대단할 필요는 없다.

    내 눈보다 객관적인 눈을 가진 것만으로도 훌륭한 조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입에서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굳이 나보다 우월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