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이타주의

  • 누군가를 돕는 마음에도 책임이 따른다.

    그분이 20대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길을 가다가 벤치에 누워 있는 걸인이 유난히 말라 보여서, 가까운 슈퍼에 가서 빵과 우유를 샀다고 합니다. 그 걸인에게 빵과 우유를 살포시 건네고는 다시 갈 길을 갔습니다.

    그분은 한참을 걸어가다 번뜩 무언가 떠올랐습니다.

    다시 그 걸인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 조금 전 주었던 우유를 뺏어 들고는 다시 슈퍼로 뛰어갔습니다. 그러고는 우유를 두유로 바꾸어 그 두유를 다시 걸인에게 주었다고 합니다.

    “왜 그렇게 하셨어요?”

    빵과 우유를 주고 걸어갈 때 갑자기 생각이 났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분명 오랜 시간 제대로 먹지 못했을 테고, 그 상태에서 빈속에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누군가를 돕는 마음이 가볍다면, 그건 어쩌면 상대를 진심으로 위하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단지 그 사람을 본 나의 마음이 불편해서 내 마음 편하자고 돕는 것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그 사람을 더 불편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돕는 마음에도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지요.

    남을 위하는 마음에도 조금 더 깊은 생각이 필요합니다. 이 경험담은 제가 마음 깊이 존경하는 저희 형의 이야기입니다.

  • 배워서 남줘도 남는다.

    저는 대학에 진학할 때 재수를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그렇게나 뒤에서 놀았는데, IMF가 터지고 집안이 휘청하면서 철이 들었는지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는 재수생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수학을 잘했는데, 상위 0.5% 안에 들어갈 정도였으니 꽤나 잘했던 것 같습니다.

    재수 학원에서 항상 같이 앉던 친구는 조금 성적이 안 좋았는데, 하루는 저에게 과외를 해 달라고 부탁하는 겁니다. 수능이 가까워지면서 많이 걱정되었겠지요.

    하지만 저 역시 수능이 임박하여 누구에게 따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맛있는 밥을 얻어먹기로 하고, 하루 시간을 내어 제가 생각하는 핵심 내용을 정리해 친구의 집을 찾았습니다.

    친구의 집에서 거의 하루를 꼬박 과외하는 데 시간을 썼습니다. 밤이 되어 친구의 집을 나서는데, 하루를 허비했다는 불편함과는 달리 엄청난 만족감이 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단순히 친구를 도왔다는 만족감 때문이었을까요? 아닙니다. 그것은 친구에게 과외를 해주면서, 제가 지금껏 공부했던 것들을 총체적으로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전에도 수능 전에 총정리를 해야지 마음만 먹고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이 친구에게 과외를 하면서 머릿속의 지식을 싹 정리해 버린 것입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공부해서 남 주면, 결국 내게도 남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요즘도 가끔 강연을 하고 나면, 제 생각이 다시 한번 정리되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어 오히려 제가 더 많이 얻어오는 기분이 듭니다.

    [사진: 울산 지역대학 창업캠프 강연 중 ]

  • 미래에 가장 큰 능력은??

    미래에 가장 큰 능력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우선 국영수는 아닐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럼 무엇일까? IT 기술이나 인공지능 같은 대단한 기술 중 하나이겠지만, 문득 번쩍 드는 생각이 있었다. 바로 착한 인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착한 인성이 필수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말한 대단한 기술들은 어차피 언젠가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보다 훨씬 더 잘 다루게 될 테니까 말이다.

    세상에는 점점 비밀이 없어지고 있다. 당장만 해도 SNS를 통해 너무나 많은 사실이 공유되고 받아들여진다.

    넘쳐나는 정보 때문에 사실이 아닌 것을 구분하기 어려워질 것 같지만, 과거 지상파 방송만 보던 시절에 비하면 훨씬 다양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제는 언론의 장난질도 금방 들통나고 만다.

    시간이 더 지나면 팩트와 팩트가 아닌 정보는 더욱 정확히 걸러질 것이다. 그러면 사람과 기업의 윤리성도 여지없이 낱낱이 드러나게 되지 않을까.

    이제는 인성이 좋은 사람, 윤리적이고 이타적인 사람에게 일과 돈과 시간을 맡기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인성이 좋은 사람은 그렇게 받은 신뢰를 바탕으로 꼼수 없이 회사와 사회에 공헌하고 이를 발전시킬 것이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비열한 사람은 이제 무엇도 감출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죽어라 공부하는 국영수는 이제 인간이 발전시킬 분야가 당연히 아닐 것이고, 아직 알지도 못하는 미래 기술들 역시 더 이상 인간의 몫이 아닐 수 있다.

    인간은 더 옳고 나은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진정한 능력자로 추대할 것이라 확신한다.

  • 착한 사람이 사업하면 주변 사람이 힘들어 지는 이유

    사업을 하다 보면 프랜차이즈 인큐베이팅을 할 기회도 있고, 여러 컨설팅이나 동업 제안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프랜차이즈 인큐베이팅이나 동업 상담을 하다 보면 유독 중요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착하게 사업을 하려고 하는 분들의 위험한 착각입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 확실하게 전해드리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절대 착하게 사업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나쁘게 사업을 해야 한다는 의미는 더더욱 아닙니다. 사업은 선하고 이타적으로 착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업은 철저하게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 뜻을 지금부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한번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시는 분이 저에게 컨설팅을 요청해 오셨습니다. 저는 그분과 대화를 나눈 지 15분 만에 제발 그 생각을 고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분은 대화 내내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저는 욕심이 없습니다. 저는 돈을 못 벌어도 우리 거래처가 더 잘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제가 손해 보는 건 괜찮습니다. 내 동업자가 손해 안 보면 저는 그걸로 만족합니다. 저는 앞으로 운영할 본사가 돈을 못 버는 것은 괜찮습니다. 본사가 적자를 보더라도 가맹점이 돈을 벌 수 있다면 좋습니다.

    듣기에는 얼마나 존경스럽고 착한 마음씨입니까. 얼마나 이타적인 계획입니까. 하지만 이것이 결국 얼마나 많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들 것인지 본인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주 단순하고 냉정하게 말씀드리자면 사업은 내가 손해를 보면서 남을 이롭게 할 수 없습니다. 그건 사업이 아니라 자원봉사 단체죠.

    사업은 나도 돈을 벌고 거래처도 돈을 버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프랜차이즈를 예로 들어볼까요?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점도 수익이 나야 하지만, 본사도 확실한 이윤이 남는 계산이 서야 합니다. 가맹점이 늘어나고 규모가 커지면, 이를 관리할 직원도 더 뽑아야 합니다. 지역 광고도 점점 늘려야 하고, 당장 수익은 안 되더라도 제품 개발이나 신메뉴 개발에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 지속적인 투자가 결국 현장으로 전달되어 매장의 발전을 이끌고 점주님들의 수익을 늘려주는 것입니다.

    만약 본사는 손실을 보고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가맹점만을 위해 운영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가맹점의 단기적인 수익률은 몇 퍼센트 높아질 겁니다. 하지만 가맹점의 미래를 위한 제품 개발, 메뉴 개발, 광고, 홍보는 무슨 돈으로 할까요? 결국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본사는 뒤늦게 가맹점으로부터 돈을 받아야겠다고 태세를 전환할 겁니다. 갑자기 높아진 물류 비용이나 로열티 청구로 가맹점은 당황하게 되고 운영 계획이 꼬이게 됩니다. 급한 마음에 거래처에게도 갑자기 원가를 낮춰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단계적인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극단적인 변화를 시도하게 되고, 주위 거래처나 가맹점은 큰 고통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사업이 진짜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냥 퍼주기만 해서 잘 될 거라면 사업이 뭐가 어렵겠습니까. 거래처와 본사, 그리고 가맹점 모두가 이익이 되는 그 냉정한 계산을 해내야 하기에 사업이 어려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