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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모 밥 좀 마이 주이소~

    대학 입시생 시절, 서울에 대학 면접을 보기 위해 부푼 마음으로 기차를 탔습니다.

    부산에서 올라간 풋풋한 청년은 기차 밖으로 보이는 63빌딩을 보며 설레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고, 자정이 다 되어 도착했음에도 바로 숙소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숙소 주위를 배회하며 낯선 서울의 공기를 느끼다가 한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김치찌개를 시키며 아주머니께 넉살 좋게 말했습니다.
    “이모, 밥 좀 마이 주이소.”

    그랬더니 제가 19년 동안 부산에서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낸 만큼 주지.”

    아주머니의 퉁명스러운 표정과 대답은 제게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부산에서는 버릇처럼 “밥 좀 마이 주이소” 하면 “그래, 마이 무라”와 같은 따뜻한 대답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낯선 도시 서울의 첫인상은 그렇게 무척이나 차가웠습니다. (물론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서울 식당도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최근, 울산 출장 중에 친한 형님의 가게에 들렀습니다. 워낙 정이 넘치는 형님과 형수님이라 밥을 많이 주실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무려 3시간 동안 꽃등심으로 사육에 가까운 대접을 받았습니다.

    저 혼자서만 한 근은 족히 먹은 것 같습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1인분 200g의 세 배를 나도 거뜬히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날이었습니다.

    형님 내외는 그냥 보내기가 못내 아쉬워 뭐라도 더 먹이시려고 저를 그렇게나 붙들어 주셨습니다.
    “야 임마, 꼴랑 고거 먹을 거면 뭐 하러 왔노? 더 무라!”

    이렇게 정이 넘치는 따뜻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문득 입시생 시절 서울 식당에서 겪었던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일본처럼 밥값에 대한 정량제를 실시하고 반찬 추가 시 합리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문화도 물론 합리적이고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이런 넉넉한 ‘정’이 아닌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하루였습니다.

    울산에서 언양불고기나 꽃등심을 드실 일이 있다면 이곳을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형님, 정말 잘 먹고 갑니다.

    https://map.naver.com/p/search/%EA%B0%88%EB%B9%84%EA%B5%AC%EB%9D%BD%EB%B6%80/place/12945176?placePath=/menu?bk_query=%EA%B0%88%EB%B9%84%EA%B5%AC%EB%9D%BD%EB%B6%80&entry=pll&fromNxList=true&fromPanelNum=2&timestamp=202606081057&locale=ko&svcName=map_pcv5&searchText=%EA%B0%88%EB%B9%84%EA%B5%AC%EB%9D%BD%EB%B6%80&entry=pll&fromNxList=true&fromPanelNum=2&timestamp=202606081057&locale=ko&svcName=map_pcv5&searchText=%EA%B0%88%EB%B9%84%EA%B5%AC%EB%9D%BD%EB%B6%80&from=nx&searchType=place&c=15.44,0,0,0,d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