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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대에서 먹은 추억의 크림빵

    오랜만에 파리바게뜨에 들렀다가, 추억에 젖게 하는 빵이 보였다.

    지겨운 군대 이야기일까. 군 훈련소에 입대를 하고 지옥 같은 6주 훈련이 끝나고 자대 배치를 받기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훈련소 PX라는 곳을 들어가게 되었다.

    주어진 시간은 15분. 단 15분 만에 PX에서 먹고 싶은 것을 실컷 사서 먹을 수 있었지만, 절대 음식을 밖으로 가지고 나오면 안 되었다.

    15분간 먹고 싶은 크림빵과 콜라, 초코파이를 입안에 쑤셔 넣다시피 하고 PX를 빠져나오기 직전. 이젠 한동안 또 이 맛있는 걸 못 먹겠구나 생각하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조교 몰래 크림빵 두 개를 사서 숨겼다.

    주머니에 넣으면 100% 검사해서 발각되기 때문에 내가 숨긴 곳은 세면백(목욕 가방)이었다.

    설마 세면백까지 검사하겠어.

    다행히 검사에 들키지 않고 무사히 자대에까지 가지고 올 수 있었다. 해가 질 때까지 세면백에 있는 크림빵을 생각하니 너무나 행복했다.

    그런데 자대에 도착했을 때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겼다.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도 가기 전에 전원 세면백을 들고 샤워실로 집합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아, 큰일이다.

    지금 바로 샤워장으로 가면 크림빵을 들킬 게 뻔했고, 이건 먹고 못 먹고의 문제가 아니라 반죽음이었다. 크림빵이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20명 정도 되는 동기들이 샤워장에 도착해 옷을 홀딱 벗고, 이제 곧 세면백과 세면도구를 모두 꺼내라고 지시가 내려질 것이다. 진짜 죽었다고 생각하던 그때, 조교가 잠시 대기하라며 나도 샤워를 같이 해야겠다며 어디론가 나가 버렸다. 아마도 조교도 자신의 세면백을 가지러 갔던 것 같다.

    우리 훈련병들은 굳은 채로 조교를 기다렸다.

    나는 생각했다. 기회다. 나에게 약 1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재빨리 크림빵 두 개를 꺼내어 동기들에게 말했다.

    “야, 크림빵 한 개 먹을 사람?”

    1분 안에 내가 두 개를 모두 먹기란 불가능했고 한 명에게 크림빵 한 개를 주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겁먹은 동기들은 침만 꼴깍 삼킬 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무서웠던 것이다.

    시간이 없었다. 우선 나부터 크림빵 한 개를 입에 구겨 넣었다. 그러자 한 명이 나에게 달라고 나섰다.

    용기 있는 한 명이 크림빵 한 개를 받아 입에 쑤셔 넣었다.

    거의 삼키다시피 해서 크림빵 한 개를 먹는데, 삼키면서 터져 나오는 크림이 입안을 가득 채울 때의 그 황홀함이란.

    조교가 도착했을 때 빵이 아직 입안에 남아 있었지만, 눈치껏 샤워실 물을 마시며 겨우 빵을 모두 삼켰다.

    정말 눈물 날 정도로 맛있었고, 내 생애 가장 맛있는 빵으로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가끔 이 크림빵을 먹지만 군대에서 먹었던 그 맛이 날 리는 없다. 하지만 그 시절 그 맛의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사소한 크림빵이라도 상황에 따라 잊지 못할 기억이 되듯, 같은 도움이라도 가장 힘겨울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나의 사소한 베풂이 누군가에게는 결코 사소하지 않을 것임을 기억하자.

    추신. 879기 백령도 6여단 포병 5중대, 샤워실에서 내 크림빵 얻어먹은 동기야. 보고 싶다. 너도 분명 그때의 크림빵을 잊지 못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