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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는 것과 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난생처음 스키장이라는 곳에 가봤습니다.
    그때 겪었던 두 가지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나는 스키장 눈이 생각보다 푹신하지 않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제가 스키를 전혀 타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스키장으로 출발할 때만 해도 하얀 설원 위를 멋지게 미끄러져 내려오는 제 모습을 상상하며 한껏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스키를 신고 눈 위에 서니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서 있는 것조차 불가능했습니다.
    머릿속 상상과 실제 현실의 엄청난 괴리에 당시에는 꽤나 큰 충격을 받았죠.

    스타트업 중에서 창업 후 수개월 만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회사들의 흥미로운 공통점 하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바로 창업자인 CEO가 전 직장에서 부대표 역할을 했던 경우입니다.

    부대표 자리에 있던 사람은 대표이사의 최측근으로서 창업 초기부터 회사가 성장해 나가는 모든 경영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았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누구보다 창업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회사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지켜본 부대표는, 자신이 대표이사와 똑같은 경험을 했다고 착각을 하는 것입니다.

    눈으로 본 것과 직접 해본 것 사이의 거대한 격차를 예상하지 못한 채, 자신의 실제 역량을 과대평가하여 창업 초기에 뼈아픈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죠.

    내가 가진 경험이 그저 옆에서 지켜본 경험인지, 아니면 내 손으로 직접 부딪혀 이뤄낸 경험인지 냉정하게 구분하는 것.
    사업에서는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끝으로 깨알 홍보 하나 덧붙이자면, 저희 씨부떡이 오크밸리에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이 다르듯, 직접 오셔서 맛보시면 확실히 아실 겁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우울감에 빠진 사업가에게 전하고 싶은 우주인 이야기

    사업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위기를 맞게 됩니다. 사업 초창기라면 위기가 와도 그저 풀어야 할 숙제 정도로 여기고 열정으로 버텨내지만, 오랫동안 사업을 운영해 온 상태에서 위기가 닥치거나, 혹은 그 위기가 반복적으로 찾아오면 사업가는 서서히 지치고 열정도 식어가게 됩니다.

    가장 위험한 시기는 반복되는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도저히 이겨낼 수 없다는 무력감이 들 때입니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러고 있나.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연 이것을 해결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기는 하나. 애초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는 것인가.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물 때 사업가는 깊은 우울증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참 무서운 병이지만, 스스로 발병을 인지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본인도, 주위 사람들도 우울증을 감지하기가 쉽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손을 쓰지 못하고 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생깁니다. 설령 우울증이라고 확신이 들어도, 혼자 해결하려 할 뿐 전문의를 찾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전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가 고립된 사람들에게 전한 말이 인상 깊어 인용해 보려 합니다.

    베테랑 우주비행사였던 스콧 켈리는 1999년부터 약 520일간 우주 비행을 한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주정거장에서 한 번에 가장 오래 체류한 시간은 340일 정도로, 거의 1년을 우주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는 아주 좁은 공간에 머물며 철저히 고립되어 있다고 느꼈고, 그 시간 동안 심리적으로 너무나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우주 비행을 떠나기 전 받았던 훈련 덕분에 그 시간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말하는 ‘고립된 공간에서 나를 지키기 위한 방법’은 사업적 위기 속에서 철저히 혼자라고 느끼며 우울감에 빠진 사업가들에게도 꼭 필요한 조언이라 생각합니다.

    첫째, 사람들과 연결되기. 우주정거장 지휘관으로 있으면서 육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 무리가 온다는 신호가 오면, 그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영상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람들과 소통을 하면 면역력이 높아져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합니다.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누군가와 대화해야 합니다.

    둘째, 취미 가지기. 우주인도 사업가도 하나의 거대한 목표를 가지고 일에 집중하지만, 잠시 전혀 다른 곳에 집중할 수 있는 환기구가 필요합니다. 단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 매일 몰두하다 보면, 그 한 가지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감당할 수 없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생깁니다. 취미를 가지는 것은 잠시 동안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그 안에서 작은 성취를 느끼게 해 줍니다.

    셋째, 자주 외출하기. 스콧 켈리는 우주에서 가장 그리웠던 것이 바로 ‘자연을 느끼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나 집 구석에 콕 박혀서 고민만 하다가는 풀리지 않는 미로 속으로 계속 빠져들 뿐입니다.

    우선 집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자주 가지 않던 낯선 거리를 걷거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공간을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주의를 환기해 줍니다. 잠시라도 새로운 삶의 활기를 느끼게 해 줄 수도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과 새로 생긴 가게 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인생이, 그리고 세상이 멈춰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줄 것입니다.

    넷째, 내가 누구인가를 메모하기. 저는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일기를 쓰듯 내가 누구인가를 반복적으로 써 내려가며 자신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남편이나 아내이며, 누군가의 선생님이자 벗이고, 아이들의 아빠나 엄마라는 사실.

    극심한 우울증에 빠지면 자신이 점점 내면으로 갇히게 되고 마치 카운트다운 숫자가 줄어들듯 자신의 존재 가치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내가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상기해야 합니다. 내가 어머니의 소중한 아들이라는 사실 하나만 다시 깨달아도,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언제든 마음의 감기에 걸릴 수 있는 사업가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네 가지 처방이었습니다.

  • 마미손 염따 사건을 보면서 인큐베이터가 한마디 하자면

    마미손과 염따의 사건을 여러 보도자료를 통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깊은 한숨을 숨길 수가 없네요.

    사건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염따라는 래퍼가 마미손을 저격했습니다. 저격 내용은 마미손이 어린 학생 래퍼 지망생들을 상대로 노예계약을 맺었다는 것인데, 수익 배분 구조가 마미손 7, 지망생 3으로 마미손이 지나치게 많이 가져간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소속사 6 대 지망생 4였다고 합니다.

    사실 7 대 3이냐 6 대 4냐 하는 비율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거나 그거나 큰 차이는 없으니까요.

    여기서 진짜 중요한 핵심은 아티스트 지망생이 최초 계약할 당시 중학생이었다는 점입니다. 중학생이면 노예계약을 해도 되느냐, 그런 말이 아닙니다.

    중학생이라는 나이가 의미하는 건, 당시 그 친구가 인지도가 전혀 없는 완벽한 일반인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런 재능 있는 일반인을 마미손이라는 이미 성공한 아티스트가 인큐베이팅 해주는 상황인 것이죠. 사실 이런 경우라면 돈을 내고 배워야 하는 게 맞을지도 모릅니다. 마미손 같은 메이저 래퍼와 작업하며 노하우를 배우고, 실전 경험을 쌓고, 인지도까지 얻게 되니까요. 그나마 그 지망생이 선택받은 건 남들보다 재능이 조금 더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임에도 그 고등래퍼 지망생은 염따에게 가서 마미손을 저격해 버린 것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정말이지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자신을 키워준 사람을 저격하면서 다시 한번 인지도를 쌓으려 했고, 파트너이자 스승이었던 사람의 뒤통수를 제대로 쳐버리는 행동을 저지른 셈입니다.

    제가 굳이 연예계 이슈인 이 사건을 포스팅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동네 맛집을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만들어주는 프랜차이즈 인큐베이팅 기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업계에서도 이와 아주 유사한 사건이 간간이 발생하기에 남 일 같지 않아 글을 쓰게 됐습니다. 수년간 가게 하나를 운영해 온 소상공인 사장님이 계십니다. 나도 한번 내 브랜드를 프랜차이즈화 해보고 싶다는 꿈을 안고 저희 회사를 찾아오시면, 저희는 그 가게의 가능성을 철저하게 분석합니다. 맛은 있는지, 입지는 좋은지, 전국적인 유통 라인은 구축할 수 있는지 등등을 따져봅니다.

    그렇게 인큐베이팅을 신청하시는 매장 중 상위 2~3%만이 저희 회사와 계약을 합니다. 전국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있는 가게는 아주 드물기 때문입니다. 마미손이 그 많은 래퍼 지망생 중에 겨우 몇몇만이 가능성 있다고 판단해서 뽑는 것과 같은 이치죠.

    그렇게 선정된 가게에 대해서는 저희 회사가 필요한 행정 서류, 마케팅, 기획, 홈페이지 제작, 가맹 계약 영업 등등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제반 사항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수개월의 준비를 거쳐 번듯한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완성시키고 가맹점이 수십 개씩 오픈하기 시작하면 태도가 돌변하는 사장님들이 있습니다.

    내가 잘해서 잘 된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사장님들은 결국 계약 관계를 지키지 않거나 파트너를 무시하고, 상도를 저버리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 객관화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명 그 가게는 맛집이 맞습니다. 하지만 맛집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가게가 성공한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맛집이 무턱대고 프랜차이즈를 시도했다가 본점까지 망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유는 자신이 잘하는 것(요리)과 못하는 것(경영, 시스템, 영업)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미손과 인큐베이팅 회사가 똑같이 짊어지고 있는 고민이 있습니다.

    만약… 그 사람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 브랜드가 프랜차이즈화에 실패한다면…

    그동안 쏟아부은 투자 금액과 시간, 노력은 모두 회사의 손실로 고스란히 남게 됩니다.

    하지만 그 지망생이나 사장님은 손해 볼 것이 없습니다. 설사 가수가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래퍼가 되기 위한 너무나 좋은 수업을 공짜로 받은 셈이고, 프랜차이즈화에 실패해도 가게 홍보는 되고 시스템은 정비되는 이득을 얻으니까요.

    사람도 사업도 결국 그릇이 중요합니다.

    그릇에 담는 물은 재능입니다. 중요한 것은 물의 양이 아니라 그 재능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입니다.

    그 고등래퍼 친구는 깨끗하고 좋은 물은 가지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물을 담을 그릇은 너무나 작았던 것 같습니다.

  •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공부를 못하는 아이의 차이점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단순히 암기력이나 IQ 같은 지능 지수가 아니라고 합니다. 물론 머리가 좋으면 유리하기야 하겠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소가 따로 있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성적 상위권 그룹과 하위권 그룹 아이들을 모아놓고 똑같이 단어 10개를 외우게 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당연히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월등히 많이 외웠을 것 같지만 막상 결과를 까보니 암기한 단어의 개수는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서 차이가 벌어진 걸까요?

    비밀은 테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너는 몇 개나 외울 수 있을 것 같니?”라고 미리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자신이 외울 수 있는 개수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습니다. 반면 성적이 낮은 아이들은 자기가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전혀 감을 못 잡거나, 실제 능력보다 훨씬 더 많이 외울 거라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아는 것, 이것이 공부랑 무슨 상관일까요?

    예를 들어 시험 목표가 80점이라고 칩시다. 공부를 잘하는 그룹은 80점을 받기 위해 필요한 공부량을 정확히 계산하고 실행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모르는 그룹은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라고 혼자 착각하고 일찍 책을 덮어버립니다. 그러니 결과는 60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메타인지라고 합니다.

    저는 이 메타인지 능력이 사업에서도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제가 운영하는 회사가 남들보다 기가 막히게 잘하는 분야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분야를 구분해 내는 데 상당히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업가는 자신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냉정하게 인지해야 합니다. 제가 만났던 한 사업가는 자기 객관화가 정말 무서울 정도로 잘 되어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본인이 못하는 분야는 아주 쿨하게 인정해 버리더군요. 대신 그걸 억지로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그 분야를 잘하는 사람을 파트너로 삼거나, 직원으로 채용하는 데 집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