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문제와 부딪혔을 때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을 찾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문제는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전문가를 찾아가서 문제에 대해 의논을 하고, 그들로부터 얻는 답을 무조건 정답이라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이런 프로세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저는 이것을 전문가의 함정이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저는 2010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살던 전세 집을 처분해서 월세로 돌리고, 그렇게 모은 전세보증금은 창업 자금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사업계획을 마치고 살던 월세 원룸에서 사업자등록증을 내려고 세무사를 찾아갔습니다. 세무사는 저를 보더니 대수롭지 않게 질문을 툭 던졌습니다.
저는 제가 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관련 사업자를 등록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으나 돌아온 대답은 제가 살고 있는 원룸에서는 원하는 사업자등록증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앞이 캄캄했습니다. 내일부터 당장 거래를 시작해야 하는데 사업자가 없으면 거래를 할 수 없고, 사업자 통장도 없으니 돈을 주고받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세무사가 안 된다고 한다면 딱히 뾰족한 방법은 없었을 테고 평소 같으면 바로 뒤돌아서서 사업자 내는 것을 포기했을 테지만 당장 거래처와 약속한 것도 있다 보니 이대로 물러설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세무사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첫 번째 세무사와 똑같이 그 원룸에서는 사업자가 나올 수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세 번째, 네 번째 세무사 역시 같은 대답뿐이었고, 더 이상 방법은 없는 듯했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친한 선배님을 찾아갔습니다. 선배님은 산전수전 다 겪은 세무 경험이 풍부한 사업가셨습니다.
선배님, 사실 방금 전까지 4명의 세무사를 만나고 왔는데 다들 사업자를 낼 수 없다고 합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혹시 방법이 없나 해서 찾아왔습니다.
이런 나의 첫마디에 선배님은 전문가 4명이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겠지, 라고 생각할 만도 한데
한번 들어보자.
라며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선배님은 저의 이야기를 듣고 하나의 챌린지, 즉 도전 의식을 느낀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잉? 도대체 뭐길래 세무사들이 다 안 된다는 소리만 했다는 거지?
아마 내가 되게 해주지 뭐…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모두 듣고는 선배님은 음… 하며 고민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아직 세무서 근무하시죠? 네~ 잠시 후에 찾아뵙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전화를 끊고 말을 이어 갔습니다.
여기 원룸 용도로는 그 종목 사업자가 나올 수가 없어. 그러니 우선 사업자 업종을 이렇게 우회해서 내는 것으로 해보자. 이렇게 내더라도 내일 거래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을 거야. 사실 이 방법도 조금 불안하긴 한데, 마침 관할 세무서에 친한 형이 근무하고 있으니 실사는 안 나오게 이야기해 줄게. 일단 사업자를 낸 다음 사무실 이사를 하자마자 업종 추가를 하면 될 거 같은데?
모두가 안 된다고 했던 사업자를 이 선배님은 우회하는 방법과 인맥을 이용해서 되게 해주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인큐베이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사업은 전문가의 법적 설명이 아니라 경험자의 솔루션이 중요하다는 것.
비행기가 결항되었다고 부산을 못 가는 것은 아닙니다. 비행기가 안 뜨면 기차를 타거나 버스를 예매할 수 있고, 정 급하면 걸어서라도 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날씨에 비행기가 뜰 수 있는지 없는지 기상학적으로 정확히 판단하는 것보다 비행기가 못 뜨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부산에 갈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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