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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담하게 사업하라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사업 초기, 유독 습관처럼 이 말로 보고를 시작하는 동료가 있었습니다.
    사업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이런 다급한 첫마디는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만듭니다.

    하지만 사업을 만 8년째 해오며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토록 수없이 들었던 “큰일 났다”는 보고 중에서, 정말로 회사가 휘청거릴 만큼 심각한 ‘큰일’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그저 예상치 못한 변수에 살짝 당황스러운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마주한 모든 문제는 결국 어떻게든 무난하게 해결되었고,
    제법 까다로운 문제라 할지라도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지나치게 허둥지둥 대면,
    그 당황하는 태도와 성급한 판단 때문에 작은 실수가 진짜 ‘큰일’로 번져버릴 위험이 훨씬 큽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조금 당황스러운 변수가 생기더라도
    “흠…” 하고 가볍게 심호흡하며 담담하게 상황을 마주해 보시길 바랍니다.
    차분하게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가다 보면, 대부분의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제자리를 찾을 것입니다.
    어떤 위기 앞에서도 깊게 동요하지 않는, 진짜 프로답게 말입니다.

  • 사업가는 위로받고 싶다

    20대 초반 작은 가게 장사부터 시작해 지금의 법인회사를 만들기까지 어느덧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도대체 나는 누구한테 위로받지?’

    사업을 하다 보면 힘들어하는 직원, 아픈 직원들을 불러다가 위로해 주고, 다독여주고, 파이팅 외쳐주는 일은 참 많은데 정작 내가 힘들고, 내가 아플 때는 누가 나를 위로해 주나… 그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대한민국의 사장님들은, 사업가들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위로받고 싶은 걸까.

    1. 갈 곳이 없다. 5년, 10년 사업에만 미쳐서 살다 보면 덜컥 겁이 날 때가 있습니다. 내가 이 나이 먹고 어디를 가겠어? 이 나이에 남의 밑에 들어가 취직이나 할 수 있을까? 나를 받아주기나 할까? 20대 때도 그랬고, 30대 때도 그랬습니다. 나이랑은 상관없이 어디 가서 이력서 낼 용기도 안 나고, 받아줄 곳도 없을 것 같고… 그러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 바닥에서 목숨을 걸어야만 합니다. 가끔은 그게 참 허무하기도 하죠. 그래도 사업은 참 멋진 일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일이잖아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 대단한 일들을 해내고 있잖아요. 언젠가 내가 이 지구에서 사라질 때,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 점 하나는 찍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2. 사실은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다. 직원들이 회식하거나 모여 있는 자리에 가면 그렇게 눈치가 보일 수가 없습니다. 혹시나 직원들이 사장 뒷담화라도 하고 있다면, 들어도 못 들은 척해야 합니다. 괜히 좋은 분위기 깨트릴라, 눈치 없이 그 사이에 끼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사장은 그냥 잠깐 들러서 분위기나 살짝 맞춰주고, 돈이나 내고 법인카드나 긁어주고 바쁜 척하면서 잽싸게 사라져 주는 게 최고입니다. 사장은 낄끼빠빠가 아니라 ‘낄빠빠빠’입니다. 낄 때도 빠지고, 빠질 때도 또 빠져야 합니다.
    3. 사장은 외롭다. 세상 모든 사장은 외롭다고 합니다. 속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도 없고, 시원하게 남 욕할 사람도 없습니다. 사장이라고 성인군자는 아니잖아요. 진상 손님 욕, 말 안 통하는 거래처 욕… 하고 싶을 때 많습니다. 그래도 사장 체면 차리느라 안 그런 척, 품위 있는 척… 속은 문드러질지 모르는데 말이죠. 그렇게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고 직원들 다 퇴근한 텅 빈 사무실에 혼자 앉아 있으면 밀려오는 외로움을 감당하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4. 나도 사장은 처음이라… 사업을 여러 번 해본 분들도 계시겠지만, 대부분은 내 사업이 처음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남들은 나를 오너라고 부르고, 리더라고 부르고, 대표님이라고 부릅니다. 정작 나도 이 사업은 처음이라 도저히 정답을 모르겠고 미치겠는데 말이죠. 나 혼자 캄캄한 암흑 속에 있는 것 같고, 빛 한 줄기 없는 구덩이에 빠진 것 같은 공포가 시시때때로 찾아오는데 모든 직원이 나만 바라보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지금은 방향도 모르겠고 길도 안 보이는 것 같지만 돌이켜보면 우리가 걸어왔던 길은 언제나 옳았으니까요.
    5. 선생님이 없다. 사장이 되어 일을 하다 보면 직원들이 웬 보고서를 그렇게 많이 들고 오는지… 품의서에 지출결의서에 각종 기획안까지. 아마 모든 사장님은 ‘빨간펜 선생님’일 겁니다. 이거 왜 이렇게 했냐, 이건 빼라, 저건 지워라… ‘내가 무슨 학교 선생님이야? 왜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다 가르쳐야 해?’ 짜증을 내면서도 속으로는 겁이 납니다. 정작 나도 잘 모르겠고 나도 어려운데… 나는 누가 가르쳐 주나. 하지만 아무것도 몰랐던 과거를 한번 돌이켜 보세요. 그 어려운 걸 결국 스스로 깨우치고 배워나갔잖아요. 사장님들, 얼마나 자랑스럽습니까.
    6. 나는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는데… 그렇게 좋아했던 직원이 회사를 그만둘 때 그렇게 아끼던 직원이 짐을 쌀 때 그렇게 열정을 다해 가르쳤던 직원이 내 곁을 떠나갈 때 꼭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한 번도 그대들을 떠나 본 적이 없는데… 왜 다들 떠나기만 할까.’ 그럴 땐 이렇게 생각하십시오. 나도 언젠가 가장 최고의 자리에서, 박수받으며 멋지게 은퇴할 거라고.
    7. 나는 왜 쉬는 날이 없지? 대표는 잠을 자면서도 꿈속에서 일하고 여행을 가서도 전화기 붙들고 일하고 휴가 중에도 일하고 남들 다 쉬는 명절에도 일하잖아요. 대표는 왜 마음 편히 쉬지를 못할까요? 괜찮습니다. 대표는 언제나 일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내가 선택’해서 하는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