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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스런 일은 당장 그만두라

    초등학교 2학년 무렵, 어머니께서 피아노 학원을 등록해 주셨습니다.

    처음 며칠은 친구들과 노는 재미로 다녔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제게 음악적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피아노를 치는 것뿐만 아니라 악보를 보는 것조차 무리였습니다.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어머니께 그만두고 싶다고 징징거렸지만, 어머니께서는 끈기가 없다며 엉덩이만 찰싹 때리셨습니다.

    그렇게 3개월이 흘렀습니다. 그 3개월은 제게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었습니다. 끈기에 끈기를 더해 버텼지만 여전히 악보를 보지 못했고, 피아노 실력도 전혀 늘지 않았습니다.

    결국 3개월 만에 피아노를 그만두고, 이번에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며 또다시 변덕을 부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볼이라도 꼬집어주고 싶을 만큼 얄미운 아들이었건만, 자상하신 어머니께서는 어려운 살림에도 미술 학원을 등록해 주셨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재미있었습니다. 첫날 테스트를 할 때부터 큰 재미를 느꼈습니다.

    학교를 마치면 파란색 보조 가방에 스케치북과 물감을 챙겨 들고 미술 학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이 재미있으니, 옆에 있는 친구도 선생님도 모두 제게는 즐거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성공한 사업가들은 살면서 일을 한 적이 없다고들 합니다. 그저 즐거운 무언가를 신나게 해왔을 뿐이라는 것이죠.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내며 억지로 인내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것은 결코 성공으로 다가가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해내고 이룬다는 즐거움도 없이 피로에 찌들어 엄청난 고통만 감수하며 야근을 하고 있다면, 당장 그 일을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 일로는 개인의 발전도, 성공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밤을 새워 컴퓨터를 두드려도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푹 빠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우선 그런 일부터 찾아보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오늘도 나 홀로 야근을 하며)

  • 못하는 것은 기분좋게 버려라

    [잃어버린 15000시간]

    어제저녁 어린 사촌 동생과 통화를 했다. 동생은 비교적 공부에 취미가 없다. 취미가 없다기보다는 솔직히 말해 그냥 공부를 못한다.

    그래도 이 녀석이 꽤 성실한 구석이 있어서, 고등학생임에도 아르바이트도 하고 요리도 배우러 다닌다. 그런데 이 녀석이 틈틈이 영어 공부를 한다고 했다.

    “영어가 재밌냐?”
    “아니요.”
    “그럼 영어가 적성에 맞아?”
    “아니요.”
    “그럼 영어를 공부하면 성적은 좀 오르냐?”
    “늘 제자리예요.”
    “그럼 왜 영어 공부를 하는 건데?”
    “왠지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영어를 공부해서 뚜렷한 성과가 있다면 또 모를까, 잘되지도 않는 공부를 왜 귀한 시간까지 버려가며 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인들은 평균 15,000시간을 영어 공부에 투자한다고 한다. 나와 당신 역시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15,000시간이라는 막대한 시간을 영어에 투자해 왔다.

    그래서 영어를 잘하는가? 네이티브 수준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생활 영어를 구사하는가? 적어도 나는 아니다.

    그렇다면 왜 15,000시간이나 공부를 했는데도 영어를 못하는 것일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공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3개월 동안 수영을 배웠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지금은 거의 프로에 가깝게 수영을 할 수 있다. 고등학교 때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미대에 진학하기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기껏 수개월의 투자만으로도 충분히 성과를 내는 것이 가능했다.

    그런데 수년, 아니 수만 시간을 영어를 공부하는 데 썼음에도 나는 지금 간단한 생활 영어조차 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도 영어 공부는 따로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지금은 마케팅, 기획, 경영, 조리 관련 공부를 하고 있으며, 나에게는 그 공부가 훨씬 더 재미있다.

    만약 그 잃어버린 15,000시간을 진작 경영과 마케팅에 투자했더라면,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발전해 있지 않았을까.

    나는 안다. 그리고 당신도 안다. 내가 아무리 해도 늘지 않는 공부가 어떤 것인지 말이다.

    재미도 없고 실력도 늘지 않는 억지 공부라면 이제 기분 좋게 과감히 버려라. 그러면 당신에게 온전히 쓸 수 있는 새로운 15,000시간이 생길 것이다.

  • 가장 멋진 인테리어는 ‘버림’ 에서 시작 된다.

    일본 유학 시절, 저는 아르바이트로 철거 공사 현장을 따라다녔습니다.
    오래된 건물을 철거할 때면 천장에서 쥐똥이 후두둑 머리 위로 쏟아지기도 했지만, 이 역시 큰 공부가 될 것이라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며 공사장을 쫓아다녔습니다.

    한 번은 일본의 유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함께 일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분에게서 꼭 무언가 하나는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은 저는, 음료수 한 캔과 초콜릿을 건네며 조심스레 말을 건넸습니다.

    “선생님, 정말 멋진 인테리어 디자인은 어떻게 구상하시나요?”

    이런 질문을 던질 기회가 많지 않았기에, 최대한 많은 대답을 이끌어내고자 조금은 두루뭉술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아주 간단명료했습니다.

    “스테루(捨てる, 버려).”
    “네?”
    “버려야 해. 인테리어를 멋지게 완성하기 위해서는 과감히 버려야 해. 이것저것 아깝다고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으면 절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인테리어를 할 수 없어. 클래식한 테이블이 벽의 컬러와 어울리지 않을 수 있고, 오래된 액자가 조명과 불협화음을 낼 수도 있지. 아까워도 버리고 최고의 조화를 만들어내야 해. 그래야 진정한 감동을 줄 수 있어.”

    그 짧고 강렬한 한마디에, 저는 수개월 동안 쥐똥 세례를 맞으며 고생했던 모든 순간이 한꺼번에 보상받는 듯한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우리는 살면서 아까워서 차마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인간관계도 그러하고, 야심 차게 시작한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포기하는 것은 곧 패배라는 낡은 강박 때문에, 실상 아무런 쓸모가 없는 고물을 끝내 포기하지 못하고 짊어지고 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올바른 포기는 곧 완벽한 시작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 잘못된 끈기가 인생을 망치는 이유 이것만은 포기해라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식사를 하고 있는데, 친구에게 아들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 너 이번에도 또 금방 그만두려는 거지? 안 돼. 진짜 할 수 있어? 너 정말 자신 있어? 이번에 또 그만둔다고 하면 다시는 학원 안 보내줄 줄 알아.

    전화를 끊고 씩씩거리는 친구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친구 아들 녀석이 이번엔 미술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전화를 했답니다. 그런데 친구 입장에서는 애가 분명히 한 3개월쯤 다니다가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그만둘 게 뻔하다며 한숨을 쉬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 왜? 그만두면 안 되는 거야?
    • 아니, 이 녀석이 지난번에는 태권도 배우고 싶다고 난리를 쳐서 보내놨더니, 딱 3개월 다니고 그만뒀단 말이야. 애가 끈기가 없어가지고… 에휴.
    • 그래… 근데 그만두면 안 되는 거냐고.
    • 응?
    • 왜 그만두면 안 되는데? 태권도 그만두고 미술 배우는 거면 학원비가 이중으로 나가는 것도 아니잖아.
    • 아니 돈 문제가 아니라 애가 끈기가 없다는 게 문제지.
    • 그게 끈기가 없는 건지, 아니면 적성에 안 맞아서 그만둔 건지 네가 어떻게 알아?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피아노 학원 보내달라고 졸라서 다녔는데, 정확히 3개월 만에 그만뒀습니다. 사실 첫 달 다니고 바로 그만두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며 억지로 2개월을 더 다니게 했습니다. 결국 그때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저는 지금도 음악 시간을 제일 싫어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말을 지겹도록 듣고 자랐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삶, 끈기 있는 태도… 참 멋진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을 잘못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우리는 오히려 쉽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빨리 포기할 줄 알아야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고, 그래야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아니, 그게 무슨 소리냐. 성공한 사람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과연 그럴까요? 성공한 사람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포기한 게 하나도 없을까요? 아니면, 성공한 사람들은 포기한 것보다 포기하지 않은 게 훨씬 더 많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수많은 것들을 포기했지만, 자신이 성공한 바로 그 분야 하나를 포기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성공한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깨끗하게 포기했던 사람들입니다.

    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20대 때 부산대학교 미대를 다녔습니다. 입학할 때는 장학생으로 들어갈 만큼 그림에 재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학 3학년이 되자 그림을 더 잘 그릴 자신이 없어지더군요. 그림으로 밥 벌어먹을 자신도 없고, 이걸로 행복할 자신도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감하게 미술을 포기했고, 대학을 자퇴했습니다. 수년 동안 제 전부였던 미술을 포기하고 장사라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아이들이 금방 그만둔다고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어릴수록 이것저것 경험해 보고 안 맞으면 빨리 관두고, 자기 적성을 찾는 과정이 훨씬 중요합니다. 아이가 진짜 적성을 찾게 되면, 부모가 뜯어말려도 그만두지 않고 매달리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