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 한방식품 회사에서 기획 팀장으로 근무할 때였다.
제품 개발 부서는 따로 있었지만, 획기적인 제품이 출시되지 않아 회사에서는 부서 구분 없이 신제품 아이디어를 모집했고, 나는 티백 홍삼차를 기획했다.
운이 좋게도 티백 홍삼차를 제품화하기로 결정이 되었고, 최초 기획자인 내가 임시 프로젝트 팀장인 TFT 팀장으로 임명되었다.
그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나도 참 열정적이었다.
협력업체에 홍삼 티백을 의뢰해서 샘플을 10가지 정도 받았고, 그중에서 적당히 로스팅된 딱 마음에 드는 샘플을 결정한 후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기다렸다.
회사 간부들조차도 내가 기획한 홍삼차를 궁금해했고, 먹어 보고 싶다고 샘플을 달라고 하여 하나둘 주다 보니 어느새 샘플이 한 개밖에 남지 않았다.
그 한 개 남은 샘플은 고이 간직해서 나중에 OEM 제품이 나오면 비교해야 하니,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샘플 홍삼차 티백 한 개를 서랍에 넣고 굳게 잠갔는데, 그때 평소 잘 오시지도 않던 회장님이 회사로 방문하신 거다.
그러고는 이사님이 나보고 잠시 회장실로 들어오라고 하셨다.
“어, 그래 이 팀장 수고 많지? 이번에 홍삼 티백 만들었다지? 나도 맛 좀 볼까?”
‘아, 티백 하나밖에 없는데.’
회장님 앞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감히 회장님 면전에서 티백이 하나 남아 안 된다는 말을 도저히 하지 못하고, 쌩하니 달려가 그 마지막 한 개를 사용해 버렸다.
아, 이런.
그리고 며칠 후 OEM으로 완성된 홍삼 티백이 회사에 도착했는데, 우려했던 일이 터져버렸다.
맛이 내가 결정한 맛과 확연히 다른 것이다.
협력업체 담당자에게 말했다.
“차장님, 이거 지난번 제품이랑 맛이 다르잖아요. 로스팅이 덜 됐어요.”
“무슨 말씀이세요. 똑같은데. 지난번 샘플하고 비교해 보세요.”
‘아, 누가 모르나. 샘플이 있으면 입 아프게 말 안 하지.’
어쩔 수 없이 슈퍼 ‘을’ 중의 ‘을’이 되어 부탁을 드렸다.
“차장님, 로스팅 한 번만 더 해주시면 안 되나요?”
“안 돼요. 로스팅 다시 하려면 티백 모두 뜯어서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아.
무려 1억 원이다.
내가 기획해서 만든 홍삼 티백이 무려 1억 원어치다. 내가 이렇게 회사 돈 1억을 날리는구나.
지금 미팅 가야 해서 최악의 실수 2 후편은 곧 올리겠습니다.
[최악의 실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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