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대를 제대하고 다시 만난 초등학교 동창과 술잔을 부딪치며 그의 씁쓸한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그 친구는 또래들과 다르게 대학 진학 대신 곧바로 취업을 선택했고, 남들보다 일찍 사회에 발을 들인 만큼 돈도 일찍 벌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이었기에, 모임이 있을 때면 밥값이며 술값은 으레 그 친구의 몫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주변에는 언제나 친구들이 북적거렸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동안 모은 돈으로 호기롭게 장사를 시작했다가 그만 종잣돈을 모두 날리고 빚까지 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게 개업식 때만 해도 발 디딜 틈 없이 찾아와 주었던 그 수많은 친구들.
하지만 그가 무너졌다는 소식이 돌자 어느새 먼저 걸려 오던 전화가 뚝 끊기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그가 거는 전화조차 피하더라는 것입니다.
그 수많은 인연 중 단 한 명.
오직 한 명의 친구만이 많이 힘들지 않냐며 먼저 전화를 걸어주었고, 그 친구와는 지금까지도 둘도 없는 절친으로 지내고 있다며 제게 이런 이야기를 툭 던졌습니다.
“살면서 한 번쯤 망해보는 것도 괜찮아. 그때 진짜 내 사람을 찾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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